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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끄적끄적/2024 삿포로 (06.02 ~ 06.05)

삿포로 여행 3일차 - 오타루를 거쳐 요이치조까지 (24.06.04)

by 블로블로글 2024. 6. 7.

3일차는 자유여행이라, 계획을 촘촘하게 세웠다.

삿포로역 - 오타루 (카이센동) - 요이치조 (술) - 오타루 (야경) - 스스키노 (징기즈칸)

빡빡한 일정 때문에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와 오타루를 향했다.

 

친구가 부탁한 담배를 샀는데 너무 조그마한게 귀여워서 한장 찍었다.

 

쾌속 airport기차를 타고 대략 50분간 이동한 뒤 도착한 오타루.

날씨도 좋고 경치도 너무 이뻤다.

 

이때가 오전 9시쯤 되었는데 주변에 연 음식점도 없고 배는 고파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우유를 샀다.

어디서 먹어야 낭만있을까 찾다가 부두에서 난간에 기대서 먹기로 결정했다.

훗카이도에서 우유가 특산품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좀 더 고소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샌드위치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계란 샌드위치였다.

저기 앞에 배에 선원 분이 서계셨는데 눈 마주칠 것 같아서 일부로 바다만 보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ㅋㅋ

아무튼 바닷가에서 멍 때리면서 샌드위치와 우유를 먹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은 어제 형한테 저녁을 먹으면서 추천 받았던 스테인드 글라스 전시회를 다녀왔다.

사실 예술에 대해선 전혀 문외한이라 별로 재미 없을줄 알고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막상 가서 본 느낌은

'와... ㅋㅋㅋ 디테일 쩐다...!!'

가까이서 보면 세세하게 조각된 디테일에 놀랐고, 멀리서는 웅장함에 놀랐다.

일본 학생들도 많이 왔었는데, 정말로 그럴만한 전시전이였다.

 

보고 나오니 10시쯤 되었다.

카이센동을 파는 집들이 대부분 11시에 오픈이라 정처없이 서성이기 시작했다.

사실 오르골당에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니카 증류소'가 3시까지만 운영이라 지금 방문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근처를 서성이다가 발견한 유리 공예를 판매 및 전시하는 곳이다.

사실 앞의 모자이크 전시를 보고와서 그런가 큰 감흥은 없었는데...

 

 

이 나무?에서 딸랑 거리는 소리에 홀려서 잠깐 멈춰서 한참을 쳐다보고 왔다.

불규칙하게, 바람을 따라 움직이며 제각각 소리를 내지만 묘하게 마음에 평안을 줬다.

 

바로 옆 건물의 처마에도 몇개가 달려있었는데, 소탈하게 아름다운 매력이 정말 좋았다.

 

이러고도 11시가 안되어서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맥주 양조장

암튼 양조장 안에 들어서서 구경을 하는데, 홉 냄새가 정말 고약했다. 오래는 못있을 것 같아서 내부를 빠르게 둘러본 뒤 바로 나왔다.

사실 바로 나온 이유가 또 있었는데, 이 때 쯤부터 발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새 신발을 신고와서 그런가 뒤쪽에 길들여지지 않은 부분이 자꾸 발목 뒤 쪽을 자극했는데, 잠시 앉아서 보니 부어있었다 ㅠㅠ

이 때까진 일정이 빠듯하니 그냥 다녔다.

 

이 다음에 바로 우니동을 먹으러 갔는데 또 먹느라고 사진을 안찍었다. 비쥬얼이 진짜 감동적이였는데...

그래도 아쉬우니 대충 맛을 이야기하자면 비린내가 전혀 안나는 우니였는데, 정말 끝 맛에서 고소한 견과류 맛? 비슷한게 느껴졌다.

해산물 버터?의 느낌이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마 가격이 좀 많이 비싸서 그렇지 훗카이도에서 꼭 먹어봐야할 음식 중 하나인 것 같다.

가격은 대략 한 그릇에 3-4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먹고 나와서 바로 니카 증류소로 가기 위해 구글 맵을 키고 찾아가기 시작했다.

가장 짧게 걸리는 것이 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아픈 발목을 끌고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뿔싸 버스를 잘못 탔다.

 

여긴 어디?
진짜 어디지?

일단 급하게 다음 정거장에 내리려고 정차 신호 누르고 앞에서 기다리는데, 동전 내는 방식이 우리 나라와 완전히 달랐다.

후불 방식의 버스였는데, 내릴 때 뭔가 엄청 복잡했다. 이래저래 헤메고 있었는데 다행히 버스 타신 분들이랑 기사분들이 웃으면서 배려해주셔서 잘 내릴 수 있었다... 아직도 뒤에서 도와주셨던 일본인 할머니 분이 생각나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혼또니 아리가또!

 

암튼 그렇게 낯선 타지에서 다시 버스 정류장을 찾고, 결국 오타루역에 다시 무사히 도착해서 기차를 탔다.

 

 

 

기차의 경적소리와 더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감상에 빠지며 가고 있었다.

사실 버스를 타고 갔으면 보지 못했을 풍경이였어서 그럴까 길을 잃었던 것에 오히려 만족했다.

또 신기했던 것은 어떤 역에선 기관사 분이 직접 손님들의 티켓을 검표하면서 하차를 하는 것이였다.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한 정거장에서 어떤 손님이 급하게 뛰어 내렸다.

별로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관사분이 뭐라 뭐라 소리를 지르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급하게 문을 열고 뛰어서 쫓아가던 기관사분들과 빵터진 일본 분들...

눈치를 보아하니 이거....? 무임승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한참을 피식거리다보니 터덜터덜 화나있는 기관사 분이 돌아오셨고,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기차는 다시 출발했다.

우리나라였음 운행중이던 기관사분이 뛰어나가는 것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신기한 일이라 더욱 재밌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도착한 요이치조의 니카 양조장...!

돌아갈 땐 취해서 가겠다... 라는 마음으로 한껏 들떠 입구에 도착했다.

역시 가까이 보니 더욱 좋구만 하고 앞으로가니...

"reservation only... 스미마셍..."

?????????

그렇다.... 니카 양조장은 100% 예약제였던 것이다...

분명 전 날에 찾아봤을 땐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발목은 아프고 날씨는 꾸리꾸리하고... 어떡해야할까 생각하던 와중...

니카 양조장이 끝나고 방문하려던 와이너리에 가기로 생각하고 가는 길을 찾아봤다.

 

근데 와이너리도 오늘 휴무....

그렇담 가게에서 파는 와인이라도 먹어봐야겠다!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구글 맵에선 열려있다 했는데....

하지만 CLOSED...

되는게 없는 날이다...

 

결국 친구 주려던 담배를 역 옆에서 두대를 줄담 태우고 다시 오타루로 돌아갔다.

 

오타루에 내려 오르골당을 갈 차례였는데, 힘이 쫙 빠졌다.

날씨는 비가 올 듯 우중충했고, 심지어 한두 방울 맞았다.

그리고 발목과 발이 너무 아팠다.

발목이 부어서 걸는 자세가 이상해지다 보니 빨리 무리가 온 것 같았다. ㅜㅠ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옆에 보이는 규카츠 집을 들어갔다.

규카츠는 규카츠였다. 더럽게 비싸지만 맛은 있었다.

고베규를 사용했다 써있었는데 실제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긴 했다.

다만 3000엔... 뭐 맛있었으니...

 

암튼 그렇게 나와 힘을 충전하고 오르골 당을 가려했는데... 역시 발목이 너무 아팠다.

 

결국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와 잠깐 쉬고 나와 스스키노에서 맛있는거나 먹어야겠다로 노선을 바꿨다.

바로 다시 오타루역으로 가 숙소로 향했다.

비 오는 날 스스키노의 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숙소에서 자고나니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비가 오고 있었다.

그렇게 스스키노에 도착했고, 비가 오는 밤의 니카상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조금은 짜증이 나있었는데 여길 보고 즐거워졌다.

 

그렇게 도착한 징기즈칸 집!

고기에서 잡내도 별로 없고 양도 괜찮게 나와 정말 맛있게 먹고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한국분들... ㅋㅋㅋㅋ 우연찮게도 옆에 앉아계신 분도 혼자오신 한국 남성 분이였는데,

말을 걸어보니 비슷한 점이 많아 밥을 먹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더 재밌게 먹다 올 수 있었다.

 

이대로 숙소에 돌아가긴 아쉬워서 구글 맵을 보며 길거리를 방황했다.

 

그러다가 숙소 근처에 야끼토리집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많이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관광객보단 현지 사시는 분들이 많아보였는데, 그래서인지 음식 값도 그리 비싸지 않고 맛도 좋았다.

장어 내장, 장어 꼬치구이, 한입 장어 덮밥과 생맥주를 시켰다.

삿포로 생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장어 구이의 부드러운 식감, 달달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먹다 보니 맥주가 조금 부족해 레몬사와를 한잔 더 시킬 때 쯤 주인분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다.

영어로 어디서 왔냐, 몇살이냐, 어디 다녀왔냐, 일본은 여기가 처음이냐 등등 말을 많이 걸어주셨고, 심심하지 않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신이나서 장어 계란말이에 생맥주를 한잔 더 시켰다.

역시나 너무 맛있었고, 나는 혼또니 우마이!를 연신 외치며 주인장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ㅋㅋㅋㅋ

 

그렇게 계산을 해보니 대략 3천엔이 나왔다...

속으로 주인장분이 정말 장사를 잘하시네... 라고 생각하며 나왔는데, 그래도 음식 맛도, 접객도 너무 훌륭해서 만족한 채로 숙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쉬움에 몇장 찍었다.

숙소에서 짐을 챙기고 누웠는데 조금은 아쉬웠다.

사실은 훗카이도는 와이너리도 정말 유명해서 꼭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준비 미흡으로 여러가지로 꼬이다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 같았다.

그래도 이게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긴 것 같다.

중간에 버스를 잘못 타긴했지만 잘못 타지 않았더라면 볼 수 없었을 큰 신사의 입구, 정감 넘치는 일본 할머니를 볼 수 있었고,

비록 와이너리와 니카 주조소는 보지 못했지만, 무임승차하는 승객이랑 레트로한 일본 기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삿포로시에서 요이치조까지의 짧지않은 여정을 무사히 해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본다.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면서 관광객이 아닌 현지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접한 것만으로도 귀중했고 재밌었다.

이정도면 나름 만족스러운 하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D